[사회] [뉴스]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검증 보도에…“법적 대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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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8012.html
한강 투신남성 증가 원인이 “여초 사회” 탓이라는 민주 시의원
수정 2024-07-07 15:18 등록 2024-07-07 11:42
김기덕 의원, 남성 투신자살 현상 ‘여성 사회참여’ 삼아
전문가들 “근거 없어…전통적 성역할 탈피 사회로 가야”
김 의원 “남성 자살률 원인 추론해 개인 관념으로 쓴 것”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자살자 및 시도자 중에서 남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의 원인으로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 제4선거구)은 지난달 28일 ‘한강 교량 투신자살 시도 2년 연속 1000여건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는 서울시가 제출한 최근 6년(2018∼2023년) 한강 교량별 자살시도 및 투신 현황과 함께 같은 기간 한강 다리 자살시도자 4069명 중 남성 2487명, 여성 1079명, 성별 미상 503명 등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에는 2배 정도였던 성별 차이가 지난해에는 7배 넘게 벌어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문제는 김 의원이 남성 비율이 높은 이유를 ‘여성의 사회참여’ 탓으로 돌렸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일자리’라는 취지로 보임)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여초 현상 확대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성평등 인식 개선을 통해 남녀가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남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일자리 부족’이라는 취지로 보임) 문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분석이 단편적이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여성의 사회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남성 자살률은 항상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제보건통계보고서를 보면, 최근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남성 자살률은 여성 자살률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이런 차이는 성별에 따른 자살 시도 양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장 교수는 “남성이 자살 시도를 할 때 더 확실한 방법을 쓰는 경향이 있어 자살 ‘완료율’이 더 높은 편이다.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 중독 장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남성 자살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대책을 ‘여초사회 극복’이 아니라 ‘성 역할 탈피’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며 남성이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면, 남성이라 생계 부양을 해야 한다거나, 여성이 아이를 전담해서 키워야 한다는 전통적 성역할에서 벗어나는 사회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겨레에 “남성 자살률에 대한 원인을 나름대로 추론해서 개인적인 관념에 의해 쓴 것”이라고 밝혔다.
고나린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148016.html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검증 보도에…“법적 대응 검토”
수정 2024-07-07 15:38 등록 2024-07-07 11:56
방통위 통해 낸 첫 ‘후보자 입장’에서 ‘고소’ 언급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문화방송(MBC) 보도본부 등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의 전언 및 평가를 바탕으로 한 검증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4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으며,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을 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6일 ‘노컷뉴스 기사 중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경력과 출입처 갈등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제목의 ‘후보자 입장’ 자료를 냈다. 이 후보자는 입장문에서 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한달 사이에 세 개의 부서를 옮겨다닌 것, 부처 출입을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화부 근무 6개월 뒤 88올림픽 대비 국제부로 이동하여 1년 이상 근무하였으며, 이같은 인사이동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자신을 가리켜 “후보자는 발로 뛰는 현장 취재로 드물게 한국기자상을 2회 수상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한국기자상, 최은희여기자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다”고 소개한 뒤 “허위 사실을 근거로 기자로서의 성격과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는 명예훼손이며, 언론중재 신청과 명예훼손 고소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컷뉴스는 같은 날 오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에서 ‘방송장악 선봉장’으로 변신?” 제목의 인물 비평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기사에서 과거 이 후보자와 함께 문화방송에서 근무했던 동료들의 기억을 토대로 ‘노동조합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한 전력이 있다’, ‘문화방송 기자회로부터 제명당한 최초의 기자’라는 사실과 ‘원칙적이고 청렴했으며 정의감이 투철했다’, ‘입사동기나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자리를 탐하는 완장체질’이라는 평판 등을 소개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 매체는 “문화방송 밖에서 본 이진숙 후보자의 이미지와 문화방송 내부에서 바라본 이미지는 상반된다”고 적었다.
최성진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48008.html
“정부, 석유화학 생산 전망치 과다 산정…온실가스 배출한도 늘려줘”
수정 2024-07-07 14:40 등록 2024-07-07 11:19
기후연구 단체 넥스트 “지난해 생산량 1760만t 전망치 크게 하회”
정부가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NDC)를 수정하면서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생산량 전망치를 과다 산정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한도(목표 배출량)를 늘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산량 전망치가 부풀려지면 업계는 실제 필요한 양보다 넉넉히 할당되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팔아 일종의 불로소득을 올리며 손쉽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기후·에너지 연구단체인 ‘넥스트’는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함께 지난 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연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김수강 넥스트 연구원은 “정부는 자동차 등 석유화학 전방 산업의 성장과 중국와 인도로의 수출 확대를 예상해 생산량 전망을 높게 설정했으나 2023년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원료인) 기초유분의 실제 생산량은 1760만t으로, 전망치인 2140만t을 벌써 크게 하회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생산량 전망이 시작부터 빗나갔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 정부는 ‘2030엔디시’ 수정 과정에서 2030년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목표 배출량을 애초 2억2260만t에서 2억3070만t으로 늘렸다. 석유화학 산업의 목표 배출량을 3740만t에서 5480만t으로 47%나 늘렸기 때문이다. 대신 산업 부문 최대 배출 업종인 철강산업의 배출량을 줄이는 등 다른 업종의 배출량은 소폭 조정했다. 당시 정부가 사용한 산업연구원의 석유화학산업 생산량 전망 자료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유분 생산이 2022년 2140만t에서 2030년 2570만t까지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규제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소비도 감소해 생산량이 줄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배출량이 늘 것으로 본 근거 중 하나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 샤힌 프로젝트는 연산 180만t 규모로 에틸렌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것이 목표인데 김 연구원은 “정부는 샤힌 프로젝트로 연간 174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으나, 최근 3년간 석유화학 산업의 에틸렌 설비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생산능력 향상이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국내 기초유분 생산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자체 전망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산업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540만t 추가 감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넥스트는 이에 따라 현재 5480만t으로 설정된 2030엔디시의 석유화학 산업 목표 배출량을 3950만t으로 축소할 것과 내년까지 수립해야 하는 2035엔디시에서 목표 배출량을 3620만t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3950만t과 3620만t은 2018년 석유화학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4690만t에서 각각 20.4%, 22.8% 줄어드는 규모다.
김정수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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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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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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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투신남성 증가 원인이 “여초 사회” 탓이라는 민주 시의원
수정 2024-07-07 15:18 등록 2024-07-07 11:42
김기덕 의원, 남성 투신자살 현상 ‘여성 사회참여’ 삼아
전문가들 “근거 없어…전통적 성역할 탈피 사회로 가야”
김 의원 “남성 자살률 원인 추론해 개인 관념으로 쓴 것”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자살자 및 시도자 중에서 남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의 원인으로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 제4선거구)은 지난달 28일 ‘한강 교량 투신자살 시도 2년 연속 1000여건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는 서울시가 제출한 최근 6년(2018∼2023년) 한강 교량별 자살시도 및 투신 현황과 함께 같은 기간 한강 다리 자살시도자 4069명 중 남성 2487명, 여성 1079명, 성별 미상 503명 등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에는 2배 정도였던 성별 차이가 지난해에는 7배 넘게 벌어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문제는 김 의원이 남성 비율이 높은 이유를 ‘여성의 사회참여’ 탓으로 돌렸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일자리’라는 취지로 보임)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여초 현상 확대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성평등 인식 개선을 통해 남녀가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남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일자리 부족’이라는 취지로 보임) 문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분석이 단편적이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여성의 사회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남성 자살률은 항상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제보건통계보고서를 보면, 최근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남성 자살률은 여성 자살률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이런 차이는 성별에 따른 자살 시도 양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장 교수는 “남성이 자살 시도를 할 때 더 확실한 방법을 쓰는 경향이 있어 자살 ‘완료율’이 더 높은 편이다.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 중독 장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남성 자살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대책을 ‘여초사회 극복’이 아니라 ‘성 역할 탈피’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며 남성이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면, 남성이라 생계 부양을 해야 한다거나, 여성이 아이를 전담해서 키워야 한다는 전통적 성역할에서 벗어나는 사회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겨레에 “남성 자살률에 대한 원인을 나름대로 추론해서 개인적인 관념에 의해 쓴 것”이라고 밝혔다.
고나린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148016.html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검증 보도에…“법적 대응 검토”
수정 2024-07-07 15:38 등록 2024-07-07 11:56
방통위 통해 낸 첫 ‘후보자 입장’에서 ‘고소’ 언급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문화방송(MBC) 보도본부 등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의 전언 및 평가를 바탕으로 한 검증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4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으며,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을 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6일 ‘노컷뉴스 기사 중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경력과 출입처 갈등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제목의 ‘후보자 입장’ 자료를 냈다. 이 후보자는 입장문에서 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한달 사이에 세 개의 부서를 옮겨다닌 것, 부처 출입을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화부 근무 6개월 뒤 88올림픽 대비 국제부로 이동하여 1년 이상 근무하였으며, 이같은 인사이동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자신을 가리켜 “후보자는 발로 뛰는 현장 취재로 드물게 한국기자상을 2회 수상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한국기자상, 최은희여기자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다”고 소개한 뒤 “허위 사실을 근거로 기자로서의 성격과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는 명예훼손이며, 언론중재 신청과 명예훼손 고소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컷뉴스는 같은 날 오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에서 ‘방송장악 선봉장’으로 변신?” 제목의 인물 비평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기사에서 과거 이 후보자와 함께 문화방송에서 근무했던 동료들의 기억을 토대로 ‘노동조합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한 전력이 있다’, ‘문화방송 기자회로부터 제명당한 최초의 기자’라는 사실과 ‘원칙적이고 청렴했으며 정의감이 투철했다’, ‘입사동기나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자리를 탐하는 완장체질’이라는 평판 등을 소개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 매체는 “문화방송 밖에서 본 이진숙 후보자의 이미지와 문화방송 내부에서 바라본 이미지는 상반된다”고 적었다.
최성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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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유화학 생산 전망치 과다 산정…온실가스 배출한도 늘려줘”
수정 2024-07-07 14:40 등록 2024-07-07 11:19
기후연구 단체 넥스트 “지난해 생산량 1760만t 전망치 크게 하회”
정부가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NDC)를 수정하면서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생산량 전망치를 과다 산정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한도(목표 배출량)를 늘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산량 전망치가 부풀려지면 업계는 실제 필요한 양보다 넉넉히 할당되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팔아 일종의 불로소득을 올리며 손쉽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기후·에너지 연구단체인 ‘넥스트’는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함께 지난 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연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김수강 넥스트 연구원은 “정부는 자동차 등 석유화학 전방 산업의 성장과 중국와 인도로의 수출 확대를 예상해 생산량 전망을 높게 설정했으나 2023년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원료인) 기초유분의 실제 생산량은 1760만t으로, 전망치인 2140만t을 벌써 크게 하회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생산량 전망이 시작부터 빗나갔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 정부는 ‘2030엔디시’ 수정 과정에서 2030년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목표 배출량을 애초 2억2260만t에서 2억3070만t으로 늘렸다. 석유화학 산업의 목표 배출량을 3740만t에서 5480만t으로 47%나 늘렸기 때문이다. 대신 산업 부문 최대 배출 업종인 철강산업의 배출량을 줄이는 등 다른 업종의 배출량은 소폭 조정했다. 당시 정부가 사용한 산업연구원의 석유화학산업 생산량 전망 자료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유분 생산이 2022년 2140만t에서 2030년 2570만t까지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규제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소비도 감소해 생산량이 줄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배출량이 늘 것으로 본 근거 중 하나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 샤힌 프로젝트는 연산 180만t 규모로 에틸렌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것이 목표인데 김 연구원은 “정부는 샤힌 프로젝트로 연간 174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으나, 최근 3년간 석유화학 산업의 에틸렌 설비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생산능력 향상이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국내 기초유분 생산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자체 전망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산업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540만t 추가 감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넥스트는 이에 따라 현재 5480만t으로 설정된 2030엔디시의 석유화학 산업 목표 배출량을 3950만t으로 축소할 것과 내년까지 수립해야 하는 2035엔디시에서 목표 배출량을 3620만t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3950만t과 3620만t은 2018년 석유화학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4690만t에서 각각 20.4%, 22.8% 줄어드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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