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이 정신병원엔 끈이 없다…“묶지 않아도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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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48078.html
전국삼성전자노조 오늘부터 파업…반도체 생산 영향 미칠까
수정 2024-07-08 08:14 등록 2024-07-07 19:25

삼성전자 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창립 55년만의 실질적인 첫 파업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등에 얼만큼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7일 전삼노 설명을 종합하면, 전삼노는 8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회사쪽과 임금교섭을 진행해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사는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까지 진행했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했고, 전삼노는 지난 2일 총파업을 선언한 바 있다. 예정된 파업은 8일부터 10일까지로, 8일엔 총파업 결의대회를, 9~10일은 파업참가 조합원 대상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삼노는 지난달 7일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투쟁’ 형식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지만, ‘무노동 무임금’ 파업은 처음이다. 이때문에 이번 파업이 쟁의행위의 본래 목적에 해당하는 ‘주장 관철을 위해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정도에 이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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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48244.html
전국삼성전자노조 “사쪽 변화 없으면 추가 파업”…생산 차질 현실화되나
수정 2024-07-08 18:26 등록 2024-07-08 18:26

반도체 중심 6540명 파업 참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총파업에 조합원 6540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파업 첫날 반도체 생산 차질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예정된 파업이 이틀 더 남은데다 전삼노가 추가 파업 의사도 밝히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조합원 4천여명(전삼노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삼노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은 6540명으로 이 가운데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기흥·화성·평택사업장 소속 조합원이 4477명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이 회사의 정상적인 반도체 생산을 저해할 수 있는 수준의 파업임을 강조했다. 파업 참가 인원 6540명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12만5천여명)의 5% 남짓에 그치지만, 반도체 생산 관련 인력이 파업에 대거 참가했다는 논리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설비·제조 공정은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직군으로 , 이들의 파업 참여로 인한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반도체 공정 특성상 어느 한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에 참가한 반도체 생산관리 부서에 근무하는 ㄱ씨는 “부서 직원 160명 중 절반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고, 반도체 생산부서 소속 ㄴ씨는 “부서 직원 50명 중 30%만 사무실에 남아 있다. 최소한의 물량만 처리할 수 있는 인원”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파업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해, 인력 재배치 등의 사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삼노가 계획한 파업이 이틀 더 남은데다, 교섭 상황에 따라 추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여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오는 10일 1차 총파업이 끝나는 즉시 바로 이어서 (2차) 파업할 수도 있고 다음주에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며 “모든 것은 회사의 태도에 달렸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회사가 노사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한 임금인상률(5.1%)보다 더 높은 인상률 적용 △성과급 제도 개선 △유급 휴가제도 개선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2023·2024년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해 쟁의권을 확보한 뒤 지난 5월부터 두차례 대규모 집회와 ‘연차파업’ 등의 쟁의 행위를 벌여왔다. 특히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에서도 타결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 1일 ‘무노동 무임금 파업’을 선언한 바 있다. 전삼노가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조합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삼노는 이날 기준 조합원이 3만65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보다 2천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김해정 박태우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8083.html
“강제로 묶어 정신질환 더 악화…보호자 동의 입원 남용 안 돼”
수정 2024-07-08 08:45 등록 2024-07-08 05:00

결박당한 인권, 정신병원
인터뷰 | 정신장애인단체 ‘파도손’ 이정하 대표

춘천ㅇ병원에서 격리·강박돼 입원 289시간20분 만에 사망한 김형진(가명·45)씨 사건에 대해 정신장애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정하(53)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파도손)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8차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돼 격리·강박을 당했다. 파도손은 당사자 중심의 정책과 입법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로, 정신장애 당사자 400여명이 회원이다.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파도손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난 이 대표는 사건을 접하고 받은 충격과 폭력적인 격리·강박을 막기 위한 대책을 전했다.

―춘천ㅇ병원 사건 동영상을 보면서 어땠나?

“첫날 응급입원할 때 수갑 찬 모습부터 눈에 띄었다.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내릴 일이다. 입원 환자를 처음부터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다룬 거다.”

―격리·강박을 겪은 입장에서도 충격적인가?

“너무 충격적이다. 트라우마가 올라오려고 한다. 격리·강박은 하면 안 되는 짓이다. 정신과 환자의 질환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 않고 악화시킬 뿐이다. 진정시키고 상담하는 게 치료 행위지, 이런 건 고문 행위다. 범죄자한테도 이렇게 안 한다. 의료 인력이 부족하니 함부로 하는 거다.”

―많은 이들이 ‘남의 일’로 생각한다.

“정신장애로부터 무관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내 가족과 이웃 중 마음이 아픈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돌아보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강제 입원이 필요 없는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신장애인들에게 위기는 한번에 오는 것이 아니다. 응급 상황이 되기 전 시그널이 발생하고 민원도 생기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우리는 회원 누군가에게 위기가 오면 네트워크 안에서 대처 능력을 발휘한다. 응급 상황에서 (강제로) 입원하지 않고 자의로 입원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응급 상황이라 하더라도 폭력적이고 폭압적인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전문가가 투입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런 체계가 지역사회에 필요하다.”

―정신장애 당사자 운동의 성과가 있었나?

“지난 1월 정신건강복지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비자의 입원 환자가 입원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절차 조력인 제도와 정신장애인 동료 지원가 양성 및 지원 등의 조항, 동료 지원 쉼터 설치 및 지원 조항이 들어갔다. 다만 2년간 시행이 유예돼 2026년 1월부터 시행된다.”

―무엇이 더 바뀌어야 하나?

“보호자 동의로 (비자의) 입원이 너무 쉽게 이뤄진다. 인신 구속이기 때문에 공공 시스템이 작동해서 책임지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춘천ㅇ병원 사건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멋대로 입원시킨 것이었지만.”

고경태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8084.html
이 정신병원엔 끈이 없다…“묶지 않아도 치료 가능”
수정 2024-07-08 18:02 등록 2024-07-08 05:00

결박당한 인권, 정신병원

“치료자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화냈다는 이유로 나를 격리·강박한다. 더 이상 치료자들에게 치료받을 수 없다.” “내가 잘못한 것이 없다. 왜 치료자들 마음대로 나의 자유를 제한하는가? 분노가 치민다.” “그래 해보라지, 누가 이기나 보자. 갈 데까지 갈 거야. 어디 또 가둬봐.”

정신병원의 격리·강박과 같은 강압치료는 환자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달 전 이요한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출간한 책 ‘흥분 및 공격행동 환자에 대한 예방과 대처―안정화치료 매뉴얼’ 속에는 환자들이 무력함과 트라우마를 호소했다고 적혀 있다.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돼 격리·강박을 당한 적 있다는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 역시 “묶여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수치스럽고 비참한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춘천ㅇ병원에 응급입원되자마자 격리·강박돼 입원 289시간20분 만에 숨진 김형진(가명·45)씨의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지며 보건복지부가 정신병원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 추진에 나선 가운데, 한겨레가 전문가들을 만나 강박, 즉 묶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살펴봤다.

■ 묶지 않고 치료하는 병원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은 ‘환자가 자해·타해 위험이 뚜렷하게 높은 경우’ 각각 최대 4시간 강박, 12시간 격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환자를 가두고 묶은 뒤의 지침인 셈인데, 그보다 먼저 묶지 않고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압치료의 필요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병원에서 격리·강박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측면이 있고 효과와 적절성 역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실제 일부 병원은 안정화 치료 등 비강압치료 노하우를 실천하고 있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이 ‘한국 최고의 정신병원’이라고 칭송하는 광주 천주의성요한병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1976년 정신의학과를 개원한 뒤 국내 최초로 입원과 외래의 중간 개념인 낮병원을 운영한다. 앞서 언급된 책 ‘흥분 및 공격행동 환자에 대한 예방과 대처’ 역시 이 병원의 낮병원 센터장인 이요한(53)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쓴 책이다.

“우리 병원에는 끈이 없습니다.”

지난달 27일 광주시 북구 태봉로 천주의성요한병원 정신의학과 외래집무실에서 만난 이요한 전문의는 흥분한 환자를 힘으로 억제해 진정시키는 ‘강압치료’의 필요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요한병원에서 환자를 끈으로 침대에 묶는 일은 없다고 했다. 대신 대화로 환자를 안정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안전하고 인격적이며 환자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는 ‘고도의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요한 전문의와 함께 둘러본 천주의성요한병원 정신의학과 1층 보호병동(폐쇄병동) 내부의 보호실(진정실)에는 침대가 없었다. 침대를 두면 결박을 하게 되고, 또한 자살 시도 위험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호실 벽과 바닥은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나무 재질을 사용했다. 흥분한 환자는 처음에는 병실에서 나와 집중관리실에서 돌봄을 받다가 통제가 안 되는 극한의 경우엔 보호실에 들어가 정해진 시간 동안 나올 수 없다. 이럴 때 대개 환자는 벽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우는데, 대개 한시간이 지나면 제풀에 꺾인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보호병동의 병상 수는 40개로 많지는 않고, ㅁ자로 된 병원 가운데엔 환자들이 자연을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정원이 있다. 치료 및 생활 공간도 충분히 넓었다.

이요한 전문의 역시 본인도 환자를 묶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원체 욕을 심하게 하고 폭력을 가하는 환자라 제압을 해야만 했어요. 네다섯명이 한참 몸을 잡고 있는데 간호사가 귓속말로 ‘꼬집어버려요’라고 하는 거예요. 얼마나 화가 나면 그러겠어요. 저도 솔깃할 정도였죠. 그래도 참고 진정될 때까지 잡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환자가 주사를 한대 맞고 한풀 꺾였어요.”

그는 안정화 치료에 대한 강의를 할 때마다 “정신병원에서 묶지 않는 일(도구 억제)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저는 90% 가능하다고 답합니다. 환자를 적, 공격적이고 대화와 통제가 불가능한 사람으로 규정하면 그렇게 대할 수밖에 없어요.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이해를 하려고 애쓰다 보니 어떻게든 강박하지 않고 해보자 하는 마음이 우리 치료진 공동체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병원이 우리나라 정신병원의 표준 모델이 되기는 힘들다. 천주의성요한의료봉사수도회 수사들이 설립한 병원은 수도회 철학의 영향으로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인력을 고용하지만, 그런 여력이 없는 병원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천주의성요한병원은 직원과 환자의 수가 거의 일대일에 이른다. “우리는 보호사를 끊임없이 교육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하지만 다른 병원은 그럴 만한 여유가 없을 거예요. 그러려면 보호사에 대한 복지나 연봉도 좋아야 하거든요.”

■강압치료, 오히려 더 고비용

김성수(54) 정신의학과 전문의도 비강압치료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온 인물이다. 그는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병원의 미션과 비전을 ‘인권’에 두었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한 정신과 의원에서 만난 김성수 전문의는 “당시 표방했던 인권은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환자를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가두고 묶는 게 의학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환자가 의심과 오해를 하기 때문에 입원 과정에서 화를 냅니다. 초기에 환자를 잘 안심시키면 화를 낼 일이 줄어요. 환자에게 잘 반응할 수 있는 인력·기술·지침이 필요한 거죠.”

천주의성요한병원이 전문 정신병원이라면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은 공공 정신병원이다.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은 대학병원에 입원이 불가능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의뢰하는 응급입원과 행정입원 환자를 받는 기능을 수행했다. 2020년 한해엔 전체 경기도에서 발생한 응급입원 820여건의 25%를 소화했다. 그럼에도 김성수 전문의가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 병원의 강박률은 5%였다고 한다.

현재는 퀄리티라이츠(Quality Right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강압치료 기술 개발을 하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 사업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퀄리티라이츠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신건강 영역에서의 인권과 회복의 증진을 목표로 2030년까지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그는 국외의 연구 결과를 통해 “격리와 강박이 비싸고, 폭력적이고, 해롭다”고 이야기했다.

김 전문의가 말한 국외 연구는 2009년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물질남용과 정신건강서비스국’(SAMHSA)의 강압치료 부작용의 경제적 분석이다. 분석에 따르면 “강박을 시행하면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회복이 적어도 6개월 지연되며, 직원 부상의 50%가 강압 처치 중에 발생하고 직원과 환자의 부상 위험이 60% 증가”한다. 또 정신건강서비스국은 “총 업무 시간의 23~50%를 강압 처치에 할애하게 돼 돌봄 비용이 함께 증가할뿐더러 직원 이직률이 18~62% 높아져서 비용이 수십만에서 수백만달러 추가 소요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정신병원에서 격리·강박은 익숙한 일상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정신병원에서 전통적으로 써온 방식이기도 하다. 강박치료를 비강박치료로 전환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비강압치료의 건강보험 수가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성수 전문의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140개의 정신병동 중 24개가 물리적 강박을 줄여보자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14개 병동이 일정 기간 강박을 한번도 안 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의 정신병원들이 이를 택하려면 무엇보다 비강압치료의 건강보험 수가가 매겨지고 격리보호료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정신병원들이 비강압치료를 선택할 동인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요한 전문의 역시 같은 이유로 “비강압치료의 수가 문제를 대한신경정신의학회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서 이요한 전문의는 △비강압치료 수가를 높게 책정하고 상대적으로 정신과적 응급처치료(물리적 제압 비용)를 낮게 책정해야 한다 △치료자의 위험 부담, 고도의 상담 기술, 많은 치료 인력의 동원 등 이유로 개인 정신 치료 요법보다 월등히 높은 수가가 책정되어야 한다 △건강보험 환자뿐 아니라 의료급여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행위수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요한·김성수 전문의 두 사람은 “우리나라 의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돌봄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주사나 강박 등 눈에 보이는 처치에만 수가를 책정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흥분한 환자를 붙잡고 한시간씩 옥신각신 대화를 나누거나 설득하는 일이야말로 고도의 심리치료 기술과 팀워크를 요구하는 급성기 정신과 치료의 꽃”이라고 보지만, 이는 아직 의료 행위로 인정을 못 받는 현실이다.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격리·강박된 채 죽음을 맞이한 일은 의료인의 윤리 문제와 직결된다. 더불어 근본적으로는 제도의 문제다. 이요한 전문의는 “국가가 나서 정신병원의 비강압치료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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